전공이 문학이다 보니 감성에 더 젖었을 지도 모르겠다. 취준을 딱 3개월 했는데 26살에 시작한 취준은 아무것도 아는 것도 없고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좋은 대학을 나왔는데도 친구들이 다들 취업에 큰 관심이 없어서, 졸업이 늦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처절하게 준비하는 친구를 보고 불안함이 생긴다던가 하지도 않았다. 1년 계획을 잡고 나갔던 교환학생을 1년 연장하고, 2년만에 돌아온 한국이 참 낯설었다. 남들은 졸업 유예용으로 1~2학점 남겨두는 막학기를, 나는 24학점을 들으며 다녔다. 그나마도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이렇게 책 읽을 시간은 없겠지 하며 더 열심히 재밌게 다녔던 막학기였다. 그렇게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취업이 잘 된다는 전공도 아니어서 대기업부터 시작해서 여기저기 원서를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