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할슈타트 할슈타트 하니까 오스트리아 1박은 장크트볼프강, 2박째는 할슈타트 하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나 방이 몇개 안남아서 선택지가 부족했고, 2박은 그룬들제(Grundlsee)로 했다. 그래도 할슈타트 한번 들러보기는 해야지!
잘츠부르크에서 그룬들제로 이동하려면 할슈타트를 거려가야하긴 했다. 그것보다도 너무나 멋진 뷰포인트가 있다고 해서 들러가려고 했던 것이다.
바로 여기.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호수들을 내려다볼 구 있는 곳이라고 한다. 리뷰에 차 있으면 안갈 이유가 없는 곳이라고 해서 일단 찍고 출발했다. 그런데 주차장에 차를 대두고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곳이었던 것 ㅠㅠ 게다가 그 케이블카 마감이 오후4~5시 정도로 생각보다 매우 일렀다. 도착했을 때에는 케이블카는 이미 마감했고, 스키를 즐기고 하산해서 장비를 정리하는 몇 무리만 마주쳤다. (4월이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오려했는데 일정이 빡빡해서 실패... 내가 못가봤으니 여러분이 좀 가주세요.
허무한 마음을 달래려 다시 할슈타트로 가볼까 했으나, 숙소 반대 방향으로 30분 차를 달려가야 했던 상황.
그래서 드라이브하다 우연히 찾아낸 곳이 저 아랫쪽 별이다. 할슈타트 대비 한적한 마을인 오베르트라운의 호숫가.
호수를 등지고는 알프스 산맥 앞의 작은 숙소가 있고 그 앞의 잔디밭에서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뛰어놀고 있다. 맨발의 어른들이 프리즈비로 깔깔거리는 것이 소음이 아니라 아이들 웃음소리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해질녘의 호숫가는 햇빛이 정말 따사로웠다. 물에 비친 햇살이 넘실거리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너무 좋았다. 물론 와인 한 병과 함께였기에 이렇게 감성적일 수 있었다.
이스터가 속한 주말에 여행하던 우리는 편의점이고 마트고 영업을 매우 일찍 종료한다는 것을 깨닫고, 미리미리 와인 한 병과 빵 한 봉지를 사두었다.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항상 주머니에 빵 한 덩어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여기저기서 오리나 백조를 유혹할 수 있다. 반나절 들고다닌 빵을 이제야 활용하던 시간! 이게 뭐라고 그렇게 재밌다. 빵안에 초코가 들어있어서 혹시나 싶어서 빵만 떼주고 초코는 와인 안주로 우리가 먹었다.
맨발로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양말을 벗어던졌다.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본 쯔쯔가무시 병(?)이 갑자기 생각났으나 동지가 여럿 있어 안심했다. 그리고 저 와인 한 병은 거의 내가 다 해치웠다.
지나가던 한국인 학생 둘이 사진을 부탁해서 찍어주다가 나도 똑같은 포즈로 찍어야지~ 하고 찍어본 뒷모습. 맞다 유럽여행 필수품 두번째는 사이즈 넉넉한 머플러다. 갑자기 마주치는 공원에 대처할 수 있다. 그냥 풀썩 앉아도 좋지만 짧은 치마라도 입은 날은 허벅지가 찔리니까.
구글에 여기를 찍고 가면 된다. 주차장도 무료고 4월 말의 약간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아이들은 속옷만 입고 물에 뛰어들어 놀더라. 가까운 곳에 식당도 있으니 할슈타트의 넘치는 관광객에 지친 눈을 쉬게 해주며 한 두시간 보내기 너무 좋은 곳이다.
'2019 오스트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크트볼프강 슈니첼 맛집|Dorf-alm zu St.Wolfgang (0) | 2019.05.15 |
---|---|
인생 여행지 잘츠캄머구트(Salzkammergut) (0) | 2019.05.10 |